연극 '환상동화'

Posted 2008.07.27 02:10

 

제목만 보고 막연히 끌려 "보고싶다!! 보고싶다!!!" 를 연발했던 환상동화.

이렇게 말하면 좀 이상하지만, 나와 상성이 맞는 것들은 항상 나를 먼저 끌어당겨 주는 것 같다.

채널을 돌리다가 우연히, 내가 좋아하는 피아니스트가 연주하고 있는 장면을 순간적으로 포착해낸다던가

 길을 가다가 유난히 눈에 띄어서 들어간 카페가 마음에 든다던가 하는 것들

 

나는 어른이 되고 싶지 않은 , 아직 성장기에 속한 어른이다.

여전히 동화를 사랑하여 끊임없이 이야기를 갈구하고 무언가 환상적인 것들이면 늘상 빠져들어서 허우적대곤 한다.

(그냥 ... 덕후? ...........................)

 

환상 동화라니! 그야말로 나에게 완벽하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런데 문제가 있었으니, 같이 볼 사람이 없었던 것.

친구들한테 문자를 날려보았으나 다들 바쁘.........ㅜㅜ(나왕따일지도) 

영화 혼자 보기를 서슴지 않고,

내가 경탄해 마지않는 피아니스트 임동혁의 리사이틀 소식에 새벽같이 예매해 혼자 감동하지만

연극은 도저히 혼자 못보겠는거다..- _ -

소극장들은 대부분 극장 규모가 작고 좌석 구분이 거의 없어서 사람들끼리 붙어앉기 마련

친구들끼리 오거나 아니면 주위에 다들 연인 .. 헐..

너무너무 보고 싶었기 때문에 혼자라도 볼까? 한참 고민하다,

결국 재수하는 고등학교 후배를 불렀다................................수능 대박을 기원했다고 생각해줘

마침 환상 추천데이 티켓이라고 50% 할인 하는 표가 있기도 해서 12500 이라는 착한 가격에 티켓을 확보했다.

 

환상동화는 꽤나 인기가 많은 연극이라 예매를 하고 가는 편이 안심할 수 있다.

좌석이 자유석이므로 선착순!! 이런 것도 아니다.

표는 상영 전 1시간부터 교환이 가능하며, 받은 표에 적힌 번호 순으로 상연 전 20분 전부터 입장을 시켜주는데,

사실 나는 96번이었지만 앞자리에서 봤다.

사람들이 좌석을 채워서 앉는 편도 아니었고, 무엇보다 내앞에 95명이 다 들어가있는 상태도 아니었다.

어쨌든 ... 이 연극을 보실 분들은 약간 구석에 앉는다 싶어도 앞쪽에 앉으실 것을 권고한다.

(광대의 깜짝 선물을 받거나 어쩌다 배우를 돕게되거나, 끝난 후 배우가 악수를 해주신다! 난 그 뒤에서 눈물 질질..)

무대 높이와 객석 맨 앞줄 높이가 같다. 그냥 붙어 있다고 하는 편이 맞는 말이겠다.

 

할인티켓도 다양하게 구비되어 있으니

관심있는 분들은 인터넷으로 잘 찾아서 가장 혜택을 많이 받을 수 있는 티켓으로 구매하시는 것이 좋다.

  

 

 

 환상동화는 3명의 광대신들이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구조로 되어있다. 전쟁광대, 예술광대, 사랑광대.

3명의 광대는 마리와 한스의 삶을 풀어낸 이야기 속에서, 자신들의 영향력을 발휘하며 평형을 이룬다.

전쟁 예술 사랑. 이 모든 것을 버무려 인생에 대한 질문을 끊임없이 던진다.

스토리 자체는 진부하리만큼 유치하고 단순하게 생각될 수도 있지만, 나는 그마저도 마음에 들었다.

뭐.. 인생 얘기를 하는데 거창한 게 더 이상한 것 아닌가?

 

  

 

환상동화는 보고 난 후의 여운이 깊은 연극이다.

사랑을 해 본 사람, 사랑을 하는 사람이라면 광대들이 던지는 말들을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극은 빠르게 진행된다. 관객을 정신없이 웃게 만들고, 끊임없이 대사를 반복적으로 던지며

쉴새 없이 이야기를 이끌어가지만, 나는 연극을 보다가 몇번씩 눈시울을 붉혀야 했다.

마리와 한스의 이야기가 슬퍼서가 아니었다.

 

나 자신의 삶을 생각해보지 않을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광대들이 던지는 말들이 마치 나에게 하는 말 같았다. 

피할 수도 없고 거부할 수도 없는 현실 속에서 나는 절망하기도 했고 괴로워도 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을 하고, 꿈을 꾸며 살아갈 수 있었다.

현실은 환상같은 것, 환상은 현실 같은 것

 

 

 

 

 

연극이 끝난 후, 마치 한바탕 즐거운 꿈을 꾸고 난 기분이 들었다.

그야말로 환상동화.

 

예술 광대가 말했던 것 처럼, 꿈꾸는 자에게 환상과 현실의 경계는 모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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