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2014)

The Grand Budapest Hotel 
8.1
감독
웨스 앤더슨
출연
랄프 파인즈, 틸다 스윈튼, 토니 레볼로리, 시얼샤 로넌, 애드리언 브로디
정보
미스터리, 어드벤처 | 미국, 독일 | 100 분 | 2014-03-20
글쓴이 평점  

 

 

 

 

 

 

 

 

이야기 속의 이야기 속의 이야기. 액자식 구성이 이중으로 겹쳐지면서, '그랜드부타페스트호텔'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영화의 도입부는 마치 우리의 이야기 경험을 시각화 한 것처럼 느껴진다. 그랜드부타페스트호텔로 빨려 들어가는 것처럼, 혹은- 책을 펼치는 순간 책 안의 세상이 펼쳐지는 것처럼. 그랜드부다페스트호텔의 전경이 화면을 가득 메운다.

 

 

 

 

어서오세요, 그랜드부다페스트 호텔입니다.

 

 

 그러니까 누구의 이야기란 말인가, 라는 궁금증은 이 오래된 호텔을 계속 운영하는 의문의 소유주에게 다다른다. 이 모든 이야기의 중심에 그랜드부다페스트 호텔이 놓여있기는 하지만 이 영화의 주축이 되는 것은 이 호텔의 실주인이었던 '마담 D의 죽음'이다. 그리고 그녀의 죽음이 그랜드부다페스트 호텔의 능력있는 호색한 지배인의 신변에 변화를 가져오게 된다.  

 

 

 

 반지르르 하게 포마드를 바르고, 온 몸에 향수를 두르고, 세세한 지시를 놓치지 않는 지배인. 그의 놀랄만한 서비스는 고객을 편안하게 모시는 데에 머물지 않고, 외로운 마담들에게 '위로'와 '기쁨'을 가져다 주는 데까지 다다라있다. 북적거리는 이 호텔 고객의 70% 이상은 이 지배인 때문에 이곳을 찾았다고 한다.

 마담 D는 이 지배인의 수많은 '애인' 중 한 사람.

 

 

 

대부호 마담 D.

 

 그녀는 일년에 두번씩 일주일 정도 이 그랜드부다페스트 호텔에 머물다 간다고 한다. 평소와 달리 유난히 불안해 하는 마담 D. "이번에 떠나면 다시는 당신을 볼 수 없을 것 같은 예감이 들어"

 

 

"이렇게 하면 마음이 좀 안정될 거예요"

"제발, 시는 읊지 말아줘"

"들어봐요"

빨강과 보라로 이루어진 화면구성이 마치 인물화를 보는 듯하다.

 

 

마담 D의 부고가 신문에 나자마자, 그는 본업을 제쳐놓고 마담 D의 별장으로 향한다. 그리고 그녀가 남긴 추가 유언에 따라 '사과를 든 소년'이라는 '값을 메길 수 없을 만큼 귀한' 그림을 받게 된다. 하지만 마담 D의 장남은 이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음모를 꾸민다. 그는 마담 D를 살해했다는 혐의를 씌워 지배인을 감옥에 가두고, 차츰 마담 D의 유언장과 관련된 중요 인물들을 처리한다.

 

 

장남 드미뜨리의 오른팔.

 

예전에 너의 목소리가 들려에서 정웅인씨가 맡았던 역할처럼 무섭고 웃기다.

와씨, 진짠줄. 하는 액션영화와는 다르게 잔혹한 장면조차 유머로 승화시킨다. 와씨 뭐야 이게 ㅋㅋㅋ 랄까. 

그는 무자비하고 잔혹하기 이를 데 없다. 그러나 영화의 재치는 추격전의 박진감과 긴장마저 관객을 웃게 했다.

 

 

 

로비보이 제로와 멘들의 솜씨좋은 베이커인 여자친구 아가사.

 

어쩌면 진짜 주인공은 이들이 두 사람. 지배인의 탈옥과 사과를 든 소년을 빼돌리는데 가장 주요한 역할을 한다.

 

 

 

핑크빛과 검정. 그리고 또 핑크빛의 장남감 같은 멘들의 배달차.

 

 

 

 영화는 아주 오래된 기법이 된 맥거핀을 매우 효과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끊임없이 단서를 제공하고, 관객을 끌고 갔지만 허무하리만치 단순하게 마무리를 짓는다. 그래서 마담 D가 살해되었다는것인지, 그게 누구에게인지, 마담 D의 유언장은 위조된 것인지 아닌지, 그런 것들을 파헤쳐주지는 않는다. 말하자면 도입부에서 예고했던대로 어쩌다가 이 호텔을 가지게 되었느냐는 남자의 질문에 대한 대답, 딱 그만큼이다. 그러니까 어쨌든 그렇게해서 어쩌다가 대부호의 모든 재산과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은 로비보이 제로의 소유가 되었다는 이야기.

 

그리고 마침맞게 디저트로 마무리하면서 그들의 저녁식사가 끝난다. 이야기를 맺고 나오면서 책을 덮고도, 마치 그랜드부다페스트가 생생히 살아있는 것 같다.

 

 

장면 장면들이 정교한 그림을 보는 것처럼 아름답기에 눈이 즐겁고, 곳곳에 산재하는 재치와 유머가 다소 음산한 이야기에 생기를 더한다. 유쾌하다. 예쁘고 정교한 디저트를 입 한가득 즐긴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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