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월 17일

Posted 2014.06.02 16:34

엄마 나를 용서하세요

이 마음은 진심이에요

언제나 당신만은 나를 이해해주기를 바라왔어요

 

당신이 늘 얘기했듯이

인생은 참 쉽지 않네요

어느 날 길 모퉁이에서 문득 멈춰버릴 것만 같아요

 

엄마 난 어쩌면 좋아요

이제는 어디로 가야 하나요

무거운 발걸음으로 하릴없이 거리를 헤매 봐도

이 마음 둘 곳이 없어요

 

 

 

...

 

 

 살고 싶지 않다.

 희망이 자란 만큼 절망이 자란다. 나는 희망보다 절망이 더 쉽다. 내게는 주어지지 않을 것만 같은 인생의 빛. 내게 희망은 손에 쥔 모래같이 움켜쥘수록 새어나가기기만 한다. 발목에는 우울라는 족쇄가 채워져 바닥도 모르고 무겁게 무겁게 내려 앉는다.

 우울이 마음의 감기라 하기에 지내다보면 곧 지나가리라고, 잠깐 심하게 앓는 청춘의 열병이라고 그리 여겼다. 약을 먹거나 수술을 받지 않더라도 좋은 음식을 먹고, 푹 쉬면 나을 수 있는 류의 병인 줄 알았다. 좋은 생각을 먹고 마음에 여유를 가지면 우울이 씻은 듯 나을 줄 알았다. 다들 그렇게 말했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라고, 그러면 나아진다고. 의지만 있으면 된다고. 잘 자고, 잘 먹고, 운동을 하면 된다고.

 그런데 아무리 애를 써도 나는 이 우울로부터 벗어날 수가 없었다.  너 참 열심히 산다,고. 사람들이 내게 말했지만 자기연민과 불행이 쳇바퀴 돌듯 했다. 어두움은 나를 고향으로 삼은 듯이 자꾸만 나에게로 돌아왔다.

 알고보니 우울은 감기 바이러스가 아니라 암세포였다. 크기가 작다고 가벼이 보아 넘겼더니,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르고 말았다. 이제는 온 몸에 우울이 퍼져, 떼어낼 수 없게 되었다. 우울과 나를 분간할 수도 없다. 이 우울을 치료하고나면 과연 내가 남아있기는 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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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helovesyouyyys

    | 2014.06.07 10:06 신고 | PERMALINK | EDIT | REPLY |

    언제나 글 잘 읽고 있습니다. 이데 님이 쓰시는 글을 참 좋아합니다.
    힘내시기 바랍니다.

  2. 이데.

    | 2014.06.16 13:12 신고 | PERMALINK | EDIT |

    감사합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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