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2월 18일

Posted 2014.05.27 16:32

 종일 일을 하고, 피곤을 핑계삼아 맥주 한 캔 마시고 나니 벌써 새벽 2시다. 아침부터 약 먹는 걸 잊어버리고 이상하게 일찍 일어났음에도 서둘러 출근을 하면서 생각했다. 이건 습관적으로 지각한다기보다는 시간 관념이 없는 게 아닌가 말이다.

 하루 쯤, 약 없이 하루를 지내고 난 소감이래봤자 별 건 없다. 어차피 하루 정도 약을 걸러도 지금 사용하는 스트라테라는 24시간이 유효하고 잔여 효력을 염두에 둔다면 유의미한 결과는 아니다. 혹시나 마음에 걸려 병원에 전화를 했는데 담당주치의가 결근이라 다른 분과 통화, 같은 병원이라 말투나 음색에서 받는 인상이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다. 스트라테라만 취침 전 먹는 약과 함께 복용하는 것으로 하고, 다시 일.

 보통의 사람들이 식사와 휴식을 포함해 약 8-9시간 정도의 사회생활, 혹은 근로를 한다고 친다면 나는 아직 그 정도의 힘은 없다. 겨우 이틀 내 일했을 뿐인데, 몸이며 마음이 남아나지를 못한다. 물론 근로의 내용 탓도 있을 것이다. 나이가 들고, 학력이 올라가면서 단순 작업이나 시간대비 수급이 적은 아르바이트는 성에 차지를 않게 된 탓도 있다. 자신에게 맞는 노동의 수준과 강도가 있는 게 아닐까, 마음 속으로 그래프를 그려보게 됐다.

 불쾌감이나 솟구치는 짜증, 예민한 기질들, 그런 것들은 흘러가는대로 두기로 했다. 하루, 약을 먹지 않은 것만으로 종일 목이 타는 느낌이나 목 언저리가 부은 듯한 기분이 호전되었다. 두통이나 몸 곳곳의 통증들이 갑작스럽게 찾아온 것도 아마 약을 먹는 시간 균형이 어긋난 탓인 것 같다. 

 먹는 것, 자는 것을 중심으로 철저히 관찰과 평가, 적용을 시도하고 있다. '나'라는 실험체를 두고 끊임없이 회로를 만든다. 일종의 알고리즘 같은 거랄까. 약을 먹는 시간, 식사시간과 식사의 내용, 하루 중 섭취하는 칼로리와 영양소의 내용들, 그리고 두드러지는 특징들을 잡아내는 것에 온 신경이 곤두서 있다. 그 안에는 사람들과 어울리는 방식, 소통하는 태도를 비롯한 전반적인 정서 반응도 포함된다.

 일단 기록,

  보충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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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성인 adhd

    | 2014.05.28 00:44 신고 | PERMALINK | EDIT | REPLY |

    안녕하세요.
    글쓰신 분과 같은 문제를 안고 살아와서 심적으로 공감이 되네요.
    저는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만들 수 있을거라고 자신을 믿습니다.
    글쓰신 분도 힘내시길 바랍니다.
    저도 스트라테라 복용을 시작한지 얼마 안된 성인입니다.
    몇미리부터 시작하셨는지 알 수 있을까요?
    13년도부터 계속 복용하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2. 이데.

    | 2014.05.30 16:54 신고 | PERMALINK | EDIT |

    감사합니다. 들러주신 분도 힘내시길 바랍니다.
    치료 초기 몇 달동안은 약 용량을 1주, 2주 간격으로 조절했었습니다.
    ADHD 보다는 불면증과 우울증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구요..
    저의 경우 처음에는 릴리사의 스트라테라를 25 부터 시작했습니다만, 정도가 심한 불쾌감과 짜증, 예민성, 저녁무렵 찾아오는 극심한 우울감 등의 이유로 차츰 18ml, 10ml로 줄여가면서 콘서타를 병행했습니다. 지금은 스트라테라를 복용하지 않습니다. 3개월정도까지는 스트라테라를 복용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제가 ADHD 치료제 복용을 원하지 않았기 때문에 스트라테라는 완전히 뺐고, 한번은 아예 ADHD 약을 뺀 적이 있었는데 몇가지 증상들이 관찰되어 현재는 아침에 한 번 콘서타를 복용중입니다.
    잘 알고 계시겠지만, ADHD 치료제는 자신한테 맞는 용량을 찾아야 하기 때문에, 어느정도가 정량이라고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라고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도움이 되셨으면 합니다.
    저는 제 주치의를 신뢰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는 주치의의 의견에 따르고 있습니다. 다만, 매일 약 복용 시간과 시간별로 나타나는 증상을 매우 자세하게 관찰하고 기록하여 주치의와 상담을 합니다. 궁금한 것들이 있으면 상세히 물어보고 있구요.. 제가 의사가 아니므로 이 이상의 조언은 해드릴 수가 없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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