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2월 8일

Posted 2014.05.25 16:31

1. 나와 갈등 없이 잘 지내는 사람은 좋은 사람, 안심해도 되는 사람

  나에게 소리를 지르고 싫은 소리를 하고 언짢게 하는 사람은 나쁜 사람, 불안한 사람.

 나이가 들고 자라면서 아기들은 부모가 눈 앞에 부재하는 상황에 당황하거나 불안해하지 않게 되고 부모가 나를 훈육하더라도 그것이 나를 미워해서가 아님을 알게 된다. 그래서 어쨌든 생물학적으로 나이를 먹고 또 그만큼의 사회적 경험이 훈련된 사람들이라면 경험적으로, 그리고 이론적으로는 모든 관계가 입체적이고 다면적인 상황이라는 것을 안다. 그러나 내적인 반응이 그 앎을 항상 따라가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상담사는 어린아이처럼 정서반응을 하는 내가 잘못된 게 아니라고 했다. 그럴 수 밖에 없었을 거라고 한다. 그리고 이것마저도 자신이 세운 가설에 불과하므로 내가 스스로 이유를 찾아오는 것을 과제로 내 주었다. 머리 속에 입력해두고, 과제를 차일피일 미루고만 있다.

 

2. 온갖 생각들로 가득차 있으면서도 어떤 것도 결정하지 못하는 상태. 를 산만증의 하나로 말한다면 어째서 약이 소용되지 못하는 걸까. 내게 시급한 문제는 불면과 우울이고,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다. 낮동안 사용하는 약을 굳이 써야만 하는 것인지 고민하게 된다. 딱히 이전에 비해 생각이 줄었다거나, 주의집중을 더 잘하게 되었다거나 그런 것들을 전혀 모르겠다. 오히려 더 예민해져있고, 더 갑갑해 하고, 저녁 때의 우울감에 기력을 잃는다.

 '의지의 문제다', 단언하고 채근하는 말들. 힘껏 스스로를 변론하고 옹호해보아도 그런 말들에 속절없이 무너지는 나 자신의 마음은 치료에 대한 희망을 사그라뜨린다. 우울하고 싶어서 우울한 게 아닌데. 잘 먹고 쉬고 좋은 생각을 하면 우울증은 없어질거라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나를 설명하는 일조차 변명같아서 그냥 웃고 만다. 그들에게 나는 그저 염세가, 감정적이고 신경질적인 여자애, 의지박약아일 뿐이다.

 

 

3. 어느 하루의 나쁜 일로 나머지 6일의 기쁨을 없애버리지 말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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